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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 교제 과정에서 발생한 문제, 학폭위는 어떻게 판단될까요
학생 교제 과정에서 발생한 문제,
학폭위는 어떻게 판단될까요
– 학교폭력변호사 오준호 변호사 칼럼 –
아이의 관계가 문제로 불리는 순간,학폭 불성립으로 정리될 수 있을까요?
안녕하세요, 법무법인 트라이원스 학교폭력 변호사 오준호 입니다.
“아이들 사이의 교제에서 있었던 일인데도 학교폭력에 해당하나요?”
“형사 문제까지 엮일 수 있는 상황인가요?”
이 질문을 받으면 저는 먼저 ‘학교’라는 공간의 특성을 짚습니다.
미성년 학생의 관계에서 발생한 일은 사적인 영역처럼 보이더라도, 학교는 이를 공적인 절차로 끌어올릴 수 있습니다.
다만 모든 민감한 사안이 학교폭력으로 귀결되는 것은 아닙니다.
실제로 학폭위에서 다뤄지는 사건들 중 상당수는 사실관계를 세밀하게 들여다보면 학폭 불성립으로 정리되어야 할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문제는 그 구조가 제대로 설명되지 않았을 때, 오해가 판단으로 굳어진다는 점입니다.
학생 간 교제에서의 동의는 어떻게 판단될까요
의뢰인의 자녀와 상대 학생은 같은 학교, 같은 반에 재학 중인 미성년 학생이었고, 일정 기간 교제 관계에 있었습니다.
교제 과정에서 두 학생은 상호 합의하에 성관계 중 영상을 촬영하기로 했고, 얼굴이 나오지 않는다는 조건 역시 명확히 공유되어 있었습니다.
촬영 과정에서 일부 장면에 얼굴이 잠시 노출된 사실은 있었지만, 두 학생은 함께 영상을 확인한 뒤 즉시 삭제했고, 영상은 보관되지 않았습니다.
학교폭력 심의에서 중요한 것은 행위의 자극성이나 민감성이 아닙니다. 강압성, 위력관계, 그리고 피해의 실질성입니다.
학생 간 교제라는 맥락 속에서 상호 동의가 어떻게 이루어졌는지, 그 동의가 철회되거나 침해된 지점이 있는지가 핵심 판단 요소가 됩니다.
이 기준을 적용하면, 본 사안은 감정적으로는 불편할 수 있어도 법적으로는 학폭 불성립의 범주에서 검토될 수 있는 여지가 분명했습니다.
상담을 계기로 심의가 열리면 결과는 달라질까요
교제가 종료된 이후 상대 학생은 보건교사와의 상담 과정에서 해당 사실을 언급했고, 학교는 성적 피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이유로 학폭위를 소집했습니다.
이때 많은 보호자분들이 불안해하십니다. “이미 심의가 열렸으면 가해자로 보는 것 아니냐”는 걱정 때문입니다.
하지만 학폭위는 가능성만으로 결론을 내리는 기구가 아닙니다.
실제로 학생에게 성적 굴욕감이나 수치심이 발생했는지, 그 원인이 상대방의 지위나 관계를 이용한 행위였는지를 구체적으로 판단해야 합니다.
이러한 판단 기준에 따라 살펴보면, 본 사안은 단편적인 상담 진술만으로 학교폭력으로 단정하기 어려웠고, 절차상으로도 학폭 불성립이라는 결론이 충분히 가능한 구조였습니다.
왜 학폭 단계에서 변호사의 조력이 필요할까요
결론에 이르기 전 반드시 짚어야 할 부분이 있습니다. 바로 ‘설명 방식’입니다.
본 변호사는 촬영을 제안한 경위, 동의가 오간 방식, 촬영 당시와 이후의 상황을 시간 흐름에 따라 정리했습니다.
특히 강압이나 요구가 없었다는 점, 삭제가 즉시 이루어졌고 유포나 보관의 위험이 전혀 없었다는 점을 객관 자료와 진술의 일치성을 통해 구성했습니다.
학폭위가 판단해야 할 기준이 무엇인지, 그리고 왜 이 사안이 학폭 불성립으로 판단되어야 하는지를 절차 중심으로 설명한 의견서를 제출한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변호사의 조력은 사건을 축소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판단의 기준을 바로 세우기 위한 개입입니다.
학폭위는 제출된 자료와 양측 진술을 종합해, 촬영과 삭제가 모두 학생들의 자발적 합의에 따라 이루어졌다는 점을 인정했고, 제삼자 유포나 강압적 요소가 없다는 사실도 확인했습니다.
그 결과 본 사안은 학교폭력법에서 규정하는 성적 피해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결론에 도달했고, 의뢰인의 자녀는 조치 없음으로 절차를 마무리할 수 있었습니다.
저는 이 사건을 통해 다시 한 번 느꼈습니다. 학교라는 공간에서 발생한 일이라 하더라도, 기준에 맞게 정리하면 학폭 불성립이라는 판단은 충분히 가능하다는 점입니다.
앞으로도 저는 학생의 일상이 한 번의 오해로 흔들리지 않도록, 학폭과 형사의 경계에서 끝까지 기준을 지켜내는 조력을 이어가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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